2019.03.01 ~ 06.21
에페메라 아카이브 기획 노트
고등학생 때부터 모은 문구로 시작으로 이때까지 모은 300권이 넘는 인쇄물, 그리고 한 쪽에 200종류가 넘는 종이를 한쪽에 두곤 이런 생각을 합니다.'나는 왜 이렇게 종이와 인쇄물에 열광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문구 쓰임새를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막상 사용하고 나면 ‘에페메라'가 되어 더는 쓰임이 없는 상태로 느껴져 실증 나버리곤 합니다. 특히 여태 본적 없던 종이나 문구는 가능한 사용을 안 하려 곤합니다.
정작 쓰질 못하는 것을 모으는 이게 허영심인가? 하고 고민하던 어느 날 오다이라 가즈에의 ‘종이의 신’ 이야기 속 등장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특정한 오브제를 모으곤 하는데, 그들은 전단지, 편지 봉투 끈, 바게트 포장지, 버스표 ·····. 더 이상 쓰여지지 않는 것들이였습니다. 그들이 버려진 것에 빠진 이유는 종이의 질감, 넘기는 소리, 종이 냄새등 이라고 소개합니다.
저자의 박스 안에는 주로 정보가 넘치는 책이 많은데, 흔히 볼 수 없었던 인쇄, 출력 종이등이 목적을 잃은 채 방치된 종이 뭉텅이가 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데이터의 희귀성에 반에 사라지기 쉬운 매체가 사용된 전단지 종류가 눈에 띕니다. Motive를 찾고 나니, 한쪽 방구석에 방치된 종이 박스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눈여겨보게 되고 이 모든 것들을 더 다른 방식으로 보관할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편지, 팜플렛, 엽서, 포스터, 안내문, 티켓 등 보존할 의도가 없이 만들어진 인쇄물에 주로 쓰는 단어입니다.
판에 찍어 포장지(에페메라)로 수출되던 우키요에(일본 풍속화)가 전 세계적으로 예술적 가치로 널리 알려지기까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판화로 대량제작이 가능해지면서, 19세기 우키요에는 동양에서 수출하는 도자기 포장지로서 서양에 전해지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예술가가 포장지의 소장 가치를 알아보고 이에 영감을 받아 새로운 예술의 장르에 도전하면서 하나의 미술 장르로 한 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 시대를 인상주의의 출현이라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저자의 에페메라 아카이빙 프로젝트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삼아 시작되었습니다. 버려진, 버려질 종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이번 프로젝트는 저자가 에페메라를 어떻게 아카이브 할지 고민한 첫번째 프로젝트 입니다. 이 책에서는 종이의 물성을 탐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디자인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에페메라 아카이브 첫 번째 프로젝트 ⸻ 에페메라를 어떻게 아카이브 할 것인가? ⸻ 데이터편
에페메라 아카이브 두 번째 프로젝트 ⸻ 에페메라를 어떻게 아카이브 할 것인가? ⸻ 사운드편